700년 전통 안동소주 이젠 수출상품…K위스키로 세계화

입력 2023-10-19 16:22   수정 2023-10-19 16:23

스코틀랜드의 세계적인 수출상품 스카치위스키처럼 안동소주를 K위스키로 세계화하기 위한 경상북도의 계획이 본격화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올해 초 안동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한 후 안동소주 생산기업, 안동시, 학계와 안동소주세계화TF를 구성하고, 2030년까지 3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안동소주세계화TF는 지난 15일 미국 H마트에서 홍보 행사도 열었다. H마트는 경북 예천 출신인 권일현 회장이 1982년 뉴욕에서 한아름이란 슈퍼마켓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유통기업이다.

스카치위스키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세계적인 고급술 수요 확대와 홈술, 혼술 열풍을 타고 수요가 증가하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스카치위스키협회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는 생산품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 효자 상품이다. 야마자키와 히비키 등 일본의 위스키 역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1494년 처음 만들어진 스카치위스키보다 역사가 200년이나 더 오래된 안동소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위스키로 세계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경상북도와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진 것이다.

경상북도는 내년부터 안동소주의 새로운 BI(브랜드 정체성)와 안동소주 공동 주병을 도입할 계획이다. 공동 주병은 안동소주 제품의 역사성과 함께 현대화된 고급주라는 인식을 국내외에 확산하기 위한 기초작업이다. 안동소주 업체 간 일체감을 키우고 소비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다. 그간 많은 제조업체가 안동소주를 주로 전통적 도자기 병에 담아 판매했으나, 이 같은 브랜딩은 세계화 전략을 펼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경상북도의 분석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힙한 디자인의 주병과 ‘안동소주’의 차별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BI를 도입해 참여 업체들이 이를 함께 쓰도록 하고, 업체별 주류의 서로 다른 특징은 각 사의 라벨로 구분 짓도록 뜻을 모았다. 안동소주와 잔 등을 함께 묶어 파는 세트 상품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박찬국 경상북도 농식품유통과장은 “한국 전통주를 찾는 국내외 소비자가 늘면서 안동소주 브랜딩을 오늘날에 맞게 재편할 필요가 생겼다”며 “업계에는 시너지를, 소비자에게는 만족감을 주고자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의회도 지원에 나섰다. 경상북도의회(의장 배한철)는 올 7월 경북 지역 전통주 산업육성 지원조례를 전부 개정했다. 조례는 전통주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도지사에게 5년마다 지역 전통주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필요한 조사와 홍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안동소주 BI 및 공동 주병 개발 외에 홈페이지 제작, 품질 인증제 및 등급 기준 마련 등 세계화 기반 구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나선다. 또 내년에는 세계 주류박람회 참가,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통주 시장 규모는 1629억원으로 전년 941억원보다 73% 성장했다. 경상북도의 전통주 시장 규모도 194억원으로 전년(143억원)보다 35% 커졌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안동소주의 역사는 스카치위스키보다 200년 앞섰고, 중국의 백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명주”라며 “안동소주의 고급화와 브랜드화를 통해 전통주 산업의 세계화, 수출 상품화에 경상북도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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